나, 당신과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詩 / 김재학
나 당신과
그냥 좋은 인연으로 만나서
서로에게
부담없는 친구가 되자고...
시작은 그러했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온통 빠져버렸는지...
어느 누구에게도
사과씨 만큼도
내 마음 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가슴 떨림으로
잠못 이루는 나를 보았습니다
슬픈 그대 모습에
나도 같이 우울해지고
기쁜 그대 얼굴에
내 얼굴도 덩달아 환해지는
그대 따라
온종일 동그랗게 원을 그리는
키작은 해바라기처럼...
사랑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오래전에 알고서도
영혼 깊은 곳에 심은 그대의 뿌리가
조금씩 내 몸을 가르고 있는데...
운명처럼 다가온 이 느낌으로
다시 내 운명 안에 그대를 담습니다
이제
그대에 대한 내 사랑
한숨 호흡 고르고
잠시 눈감아 보렵니다
당신의 짤막한 글 속에서도...
당신의 몇 마디의 말 속에서도...
나를 위해주는 마음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
다 헤아릴 수 있습니다
마치
소금쟁이가 물위를 걷듯
말 한마디 표현에도
조심조심 다가오는 당신
언제나 변함없는 미소로
늘 그자리에서
나를
지켜봐 주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처음에
선뜻 다가서지 못한 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대가 보고 싶어
때로는
힘겨울 날도 오겠지만...
우리 서로 사랑하고
우리 서로 그리워하며
같이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행복임을 그대는 아는지요
오늘도...
불어오는 바람결에
내 마음 실어
그리움의 향기 띄웁니다
이제 그대를 위해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가득하게 차오를
그대를
가슴에 담으려면
지금 꼭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감이 그러하듯
그대
이제 내 속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살아가는 아름다움에 취할 때
당신과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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