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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같은 사랑 시

컴퓨터 전원 켜고서 / 김재학

 

컴퓨터 전원 켜고서...

詩 / 김재학

지금 새벽5시

어둡고 정막이 흐르는 새녁

창밖 가로등 불빛마져 졸고있고

조용히 한방울씩 내리는

비소리가 나를 깨운다.

어둠속 헤매는 나는,

조용히 컴퓨터 전원을 켜고 앉는다.

한참을 모니터 고양이 배경 화면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잠시후.

옛 골등품 황금색 전축 인켈

턴테이블, 내가 좋아하는 노래

(노래:Say You Say Me / Lionel Richie)

LP판 올려 놓고

살며시 타닥!타닥! 탁탁!

키보드 자판을 두드린다

조금씩 아주 쪼금씩...

내 가슴속 깊은곳

묻어 두었던 감정들을 꺼집어 내어

한자한자 글로 옮긴다...

막히면 멍때리고

막히면 커피 한잔 마시고

막히면 담패 한개비 피우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조금씩 밝아오는 창넘어 풍경들.

어느새 내가 피운 담배는

제털이 꽁초로 가득 채운다.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내리던 비는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고

나의 글은 완성이 되어 간다.

이렇게... 요즘 나는

새벽이면 늘 어둠속에서 일어나

컴퓨터 전원을 켜고서

젊은날 열정으로 글을 쓰던 일을 다시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