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기 같은 사랑 시

고독한 詩人 / 김재학

 

고독한 詩人

詩 / 김재학

 

의지할 때 없고

딱히 마음 둘 곳 없던 때

홀로서는 방법을 깨닫도록 도와준

감동의 詩 한 편

詩가 마음의 친구가 되고

등불이 되면서

내 속에도 무언가 꿈틀거렸다

나는 그 꿈틀거림을

정신없이 지면에 내놓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달렸다

어느 날 문득, 둘러보니

나를 詩人이라 부른다

내 속에 꿈틀거림은 詩가 되었던 것이다

한 편 두 편 그 수가 더 할수록

속도는 점점 줄어만 가고

詩 한편 내놓기가 점점 더 어렵기만 하다

잠깐씩 짬나서

다른 시인의 시 가슴 깊이 음미할 때면

꼭 제 변(便) 누고 숨기려고

열심히 끌어 묻는 고양이 꼴이 되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