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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같은 사랑 시

그대와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 이정하

 

그대와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詩 / 이정하

조용히 내려와

곱게 흩어지는 햇살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이러한 날이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지요.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내게 부여된 책임이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있는 자리에

주저앉고 맙니다.

지금쯤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혹,

아침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저 찬란하게 부서지는

아침 햇살을 감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는 오늘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그 조용한 반짝임이

꼭 그대의 편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나의 글이

힘이 된다니 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사실은 그대의 편지가

도리어 저 고운 햇살처럼

나를 눈부시게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이면

다른 것 모두 접어두고서

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서재, 모닝 커피 한잔 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