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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같은 사랑 시

가난한 이름에게: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詩:김남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의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로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겨울 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